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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1개의 영화를 위하여 : 지금 여기의 부산독립영화 14인]
- 부산독립영화작가론 Vol. 4 -


부산독립영화계라는 척박한 땅에서 또 한번의 빈한한 추수를 거둬들인다. 이번이 네 번째다. 이 일련의 책들이 대단한 어떤 것에 대한 비평의 욕구로 시작된 게 아니라 부산독립영화라는 변방의 변방을 작은 역사로 ‘기록’이나마 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소극적이고 미지근한 욕망으로 시작된 것이라는 점을 상기할 때 네 번째는 그 자체만으로 우리 스스로를 대견하게 여기도록 부추긴다. 이를 자화자찬의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여기지 말아 주시길. 실은 스스로 칭찬하다 불에 타 죽는 꼴이 되지 않기 위해서 갖은 애를 쓰긴 했으나 그 결과물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기 어려운 지금의 상황을 위로해보고자 하는 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부산독립영화작가론] 시리즈의 네 번째 결과물인 이 책은 현재 진형형의 독립영화감독들에게 바쳐진다. 여기서 우리는 제도(여기서는 영화학교) 바깥에서 한편이라도 작업한 연출자들을 총망라하고자 했다. 작품 편수와 상관없이 작품의 완성도 또한 차치하고, 기록되어야할 모든 감독들의 리스트를 작성하는 일은 그러나 생각만큼 공정하고 정당한 기준이 되어주진 못했다. 이 점에 관해서는, 다른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부산독립영화작가론] 시리즈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확언으로 변명을 대신하고자 한다.

또한 이 책은 최대한 많은 감독을 망라하면서 그들의 영화가 소수의 관점과 견해로 재단되지 않기를 바랐다. 그래서 감독 수만큼의 필자를 구하고자 했다. (그러나 실제로 그렇게 되지는 못했다) 이는 영화를 만드는 이는 많지만 그것을 보고 말하는 이는 너무 적다는 점에서 독립영화 필자 층을 넓혀보겠다는 의지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이 책에 글을 써준 여러 분들의 경우 이것이 그들의 첫 글이기도 하다. 엄격한 시선으로 그것의 성공과 실패를 단정 짓기 전에 부디 이러한 글쓰기 작업의 대대적인 출발을 약간의 호의의 시선으로 지켜봐주시길 바랄 뿐이다. 그런 맥락에서 여기서 다룰 14명의 감독(12명의 감독과 3개의 단체)은 아직 작가가 아니며 이 글 또한 아직 비평은 아니다. 그들은 이미 보여준 것보다 앞으로 보여줄 것이 훨씬 더 많은 감독들이며 글을 쓴 우리는 비평을 흉내내며 기록의 의미나마 가지기를 간절히 바랬다.

그러한 우리의 바람을 [n-1개의 영화를 위하여]라는 제명에 두 겹으로 겹쳐 놓았다. n-1이라는 개념은 질 들뢰즈와 펠릭스 가타리의 저작 <천개의 고원>에서 빌어 왔다. 주지하다시피 세상의 탈주로 혁명을 꿈꾸었던 이들 첨단의 철학자들은 탈주의 철학, 노마드의 철학을 위하여 소수, 분자, 리좀, 다양체라는 개념을 창안해냈다. n-1 또한 그와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n-1은 소수-되기 즉 생성을 꿈꾸는 개념이다. 무한 수의 영화와 그에 대한 무한 수의 글. 거기서 전제적이고 표준화되고 지배적인 숫자 1(일자, the one)을 뺀다. 1의 영화는 다수 영화이며 그것은 위계적인 체계 하에 계보를 이루며 복제되는 영화들이다. 우리는 그 지배적인 영화를 배제한, 다양체로서의 영화를 지향하고 지지한다. 그리하여 n-1개의 영화는 소수 영화가 된다. 는 실은 부산독립영화의 현재와 그 성과를 지시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미래를 향해 있는 개념이며 이 책은 n-1개의 영화를 향해가는 그 과정을 기록한 것이기도 하다. 그 도정에 서있는 지금 여기의 부산독립영화 14인의 영화가 (앞으로 만들어지게 될) 세상을 탈주케 할 영화의 단단한 밑거름이 되기를.

마지막으로 이 책을 위해 영화 테입과 사진자료를 제공해준 연출자들에게 고마운 마음과 함께 작은 응원을 전한다. 또한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어 주신 필자들과 처음이지만 글을 쓸 용기를 내어준 병아리 필자들에게도 말할 수 없이 큰 고마움을 전하며 거기에 이 연대감이 다음 책에도 계속 이어지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도 덧붙인다.
강소원(편집장)
...책을 내며 中에서...

차례

*책을 내며(강소원)
*마음으로 보내는 박수(조영각)
01 소리가 흐르는 시간-김지연(박지혜)
02 나와 우리의 일상을 변주하다-DK 김태균(김은아)
03 부산에서 애니메이션을 한다는 것-디지아트/바스락(최민규)
04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에서-박성남(박시성)
05 가벼운 소년들과 무거운 남자들-박준범(박인호)
06 상실의 여운-송진희(박시성)
07 저항하는 몽타주-이미정(허그림)
08 소년은 울름을 그쳤나요-이성욱(박정민)
09 자신만의 영화를 발명하기-임태용(신은실)
10 영화의 열정을 보다-전은정(박성림)
11 어른이 되지 못하는 그와 그녀들의 애도와 멜랑콜리아
    : <기적에 관하여>, <갬>, <여름, 기억하나요?>를 중심으로-전인룡(김지연)
12 인물을 가둬버리는 지독한 상황들-정영호(최성윤)
13 어머니가 부재한 공간에서 아저씨와 소녀, 길을 잃다
    : 불능의 시공간, 가닿지 않는 시선-최용석(강소원)
14 평상에 앉은 사람들 : 평상필름 <곡선>, <나의 방>, <언니야 놀자>

구입문의 : (051) 747 9106
정가 : 5000원

2007. 11. 23.
부산독립영화협회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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